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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기욤 뮈소 -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출처 : 예스24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 그리고 섬에 칩거하는 작가의 비밀!



하와이에서 휴가를 즐기던 연인들이 카메라를 바다에 빠뜨리고, 15년 동안 무려 1만 킬로 가까이 표류하다 타이베이 바이샤완 해변에서 조깅을 하던 미국인 여성 사업가에게 발견되고, 그녀가 카메라를 뉴욕 행 기내에 두고 내리고, JFK공항 분실물센터에 보관되었다가 스코츠보로의 수하물센터로 이동하고, 카메라를 구입한 미국 남자가 메모리칩을 복원해 컴퓨터에 연결한 결과 안에 들어 있던 다수의 사진들을 발견하게 된다.

 


카메라에 들어 있는 사진들이 20년 동안 미궁에 빠져 있던 베르뇌유 일가족 살해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다. 

경찰이 아무런 단서도 찾아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끝났던 사건은 보몽 섬에서 사체로 발견된 아폴린의 과거 전력이 드러나면서 시간의 장벽을 훌쩍 뛰어넘어 다시 주목받는다. 

카메라 메모리칩에는 연인관계였던 아폴린과 카림의 사진이 들어 있고, 그 이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베르뇌유 일가족 사진들이 들어 있다. 

아폴린과 카림이 베르뇌유의 집에서 카메라를 훔쳤다는 반증이다.

 


지난 20년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사건의 전모를 밝힐 수 있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지기 일보직전인 셈이다. 

마틸드는 자신이 확보하고 있는 퍼즐 조각이 진실을 밝혀줄 유일한 증거라고 믿지만 네이선은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반전카드를 꺼내드는데……. 


 

 


 

 

출처 : 네이버 도서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은 게걸스럽게 빨아들일 수밖에 없는 역대급 스토리와 악마적 반전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소설의 배경은 야생의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지중해의 진주 보몽 섬이다. 

아름답고 기묘한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 아침마다 섬 중심부의 카페에 모여 식전주를 함께 마시고 하루 일과를 시작할 만큼 주민들의 신뢰가 두터운 곳, 바다냄새를 실어 나르는 미풍, 따스한 날씨, 목가적이고 여유로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 바로 보몽 섬이다. 

평화롭기 그지없던 보몽 섬은 유칼립투스나무에 못 박혀 죽은 한 여성의 사체가 발견되고, 경찰의 섬 출입 봉쇄조치가 단행되면서 돌연 어둡고 불안한 그림자에 휩싸인다.

 

평소 흠모해온 작가 네이선 파울스를 만나 습작을 보여주고 조언을 들을 목적으로 섬 체류를 결정한 라파엘 바타유, 세 편의 소설을 발표해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지만 절필을 선언하고 무려 20년 가까이 섬에서 칩거해온 네이선 파울스, 온갖 억측과 수수께끼를 남기고 떠난 네이선의 비밀을 캐내고자 섬을 찾은 『르 탕』지 기자 마틸드 몽네, 매출 침체로 과거의 영예를 뒤로 하고 서점 문을 닫고자하는 그레구아르 오디베르가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요인물들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작가로 부상한 네이선은 왜 갑자기 절필을 선언하고 보몽 섬에서의 칩거를 택했을까?

파리 7구에서 발생한 유명의사 알렉상드르 베르뇌유 일가족을 살해한 범인은 누구일까?

은밀하게 네이선을 조사하는 마틸드는 무슨 목적으로 섬에 왔을까?

네이선은 그 자신의 주장처럼 평화롭고 여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작가의 길을 포기했을까,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짐작하듯 아무도 모르게 꼭꼭 숨겨온 비밀이 있는 것일까?

 

 

 

 

 


 

 

 

 

♥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으시면~ ♥

 


나는 대학 졸업 후 2년 동안 다달이 방세를 내기 위해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해나가는 동시에 내 창의적 에너지를 소설 쓰기에 모두 쏟아 부었다. 그렇게 해서 완성한 소설이 바로 『산마루의 수줍음』이었고, 10여 개 출판사에 보낸 결과 하나같이 거절당했다. 나는 출판 불가를 알려주는 편지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내 책상 위 벽면에 부착해둔 코르크판에 압핀으로 꽂아두었다. 거절편지를 코르크판에 꽂을 때마다 마치 내 심장에 뾰족한 압핀을 찔러 넣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리 강했기 때문에 출판사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상처도 깊었다.
다행스럽게 절망감은 그다지 오래 가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껏 나는 실패가 결국 성공으로 이끄는 대기실이라고 굳게 믿어왔다. 스티븐 킹은 서른 번의 고배를 마신 끝에 『캐리』를 출판할 수 있었다. 런던에 자리 잡은 출판사들 가운데 절반이 조앤 K. 롤링의 『해리 포터시리즈』 첫 권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너무 길다.’고 혹평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공상과학소설로 등극하기 전까지 프랭크 허버트의 『듄』은 출판사들로부터 적어도 스무 번 이상 퇴짜를 맞았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로 말하자면 단편소설을 출판사에 투고할 때마다 받은 122통의 거절 편지를 모아 서재의 벽면 전체를 도배했다.
--- pp. 24~25

 

 


그레구아르는 서랍에서 가죽 장정으로 된 방명록을 꺼내더니 읽어보라는 무언의 명령처럼 나에게 내밀었다. 아닌 게 아니라 방명록에 붙어있는 사진들 중 미셸 투르니에, J.M.G. 르 클레지오, 프랑수아즈 사강, 장 도르메송, 존 어빙, 존 르카레 그리고 내가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네이선 파울스의 얼굴이 있었다.
“이토록 유서 깊은 서점인데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게 정말 아쉬워요.”
“난 미련이 없어.” 그레구아르가 전혀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데 어떻게 서점을 운영하겠나?”
나는 그의 말을 애써 수정해주었다.
“책을 구입해 읽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이 줄긴 했죠. 종이 책이 아니라서 그렇지 아직 뭔가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다고 봅니다. 종이책 대신 킨들이나 오디오북, 페이스북 같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글을 읽고 있으니까요.”
그레구아르는 이탈리아 산 커피메이커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자 가스레인지를 껐다.
“자네는 내가 무얼 말하는지 잘 알고 있지 않나? 나는 오락적인 출판물이 아니라 ‘진정한 문학’에 대해 말하는 걸세.”
그레구아르 같은 사람들의 입에서 언제나 ‘진정한 문학’ 또는 ‘진정한 작가’라는 말이 튀어나오기 마련이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 책은 가치가 있으니 반드시 읽어야 하고, 어떤 책은 내용이 형편없는 쓰레기이니 읽지 말라고 한 적이 없었다. 나는 그렇게 말해도 되는 권리를 부여받은 적이 없으니까.
--- pp. 37~38

 

 


“내가 만약 자네 나이라면 작가가 되기보다는 다른 야망을 품었을 거야.”
“왜죠?”
“작가로 산다는 건 이 세상에서 가장 매력 없는 삶이니까.” 네이선 파울스는 한숨을 푹 쉬고 나서 말을 이었다. “작가는 허구한 날 좀비처럼 살아야 하거든. 다른 사람들로부터 유리된 삶이지. 고독한 삶. 하루 종일 잠옷 바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식어빠진 피자 조각이나 씹으며 살길 바라나? 컴퓨터에서 흘러나오는 전자파에 눈이 상하고, 대화 상대라야 기껏 머릿속으로 상상해낸 가공인물들뿐이야. 그 가공인물들이 자네를 미치게 만들지. 게다가 몇 날 며칠 밤을 새워가며 머리를 쥐어짜낸 끝에 겨우 한두 문장을 써냈는데 독자들은 단 일초도 거들떠보지 않고 시큰둥해하지. 작가의 삶이란 바로 그런 거야.”
--- p. 53

 

 

 

 

 


 

 

 

기욤 뮈소의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역사적으로 봤을 때 작가들은 가장 심한 거짓말쟁이들이었어요.”
“역사상 최고의 거짓말쟁이들은 정치가들, 역사가들, 기자들 순이라고 할 수 있죠. 작가들을 거짓말쟁이로 치부하는 의견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작가들은 삶을 이야기한다는 방편을 내세워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늘어놓잖아요. 인간의 삶은 방정식으로 간추리거나 한 권의 소설 속에 구겨 넣을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소설은 논픽션보다 사람들에게 미치는 파급력이 훨씬 더 크죠. 소설을 픽션이라고 하는 건 다른 말로 하자면 거짓말이라는 의미 아닌가요?”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할 수 있죠. 필립 로스가 소설에 대해 언급했던 말이 있어요. ‘소설은 소설 창작자에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진실을 표현할 수 있는 거짓말을 제공한다.’라고요.”
“일리 있는 말이긴 하네요.”
네이선은 갑자기 이 모든 설왕설래가 성가시게 여겨졌다.
“소설이 뭔가에 대해 따지자면 아마 밤새 토론을 해도 결론내리기 쉽지 않을 것 같군요. 그나저나 나에게 줄 선물이 뭐죠?”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는데 좋은 선물이 될 거예요.”
--- pp. 105~106

 

 


침대 발치에 놓여있는 노트북컴퓨터를 집어 들었다. 소설을 쓰기 위한 메모를 기록해두기 위해서였다. 지난밤부터 나는 미친 듯이 글을 써나가고 있었다. 단숨에 여러 페이지가 저절로 가득 채워졌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얼마나 소설적 가치가 있는 내용인지 판단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강력한 운명이 이야기 속으로 나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있었다. 픽션보다 강한 실제 이야기, 내 예감이 정확하다면 중대한 본류가 있는 이야기가 따로 있어 보였다.
나는 왜 아폴린의 죽음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그 이유는 사람들의 열에 들뜬 태도가 왠지 수상하게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보몽 섬은 평온한 겉모습과 달리 엄청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분명했고, 아직 만천하에 진면목을 드러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보였다.
어쨌든 나는 내가 쓰는 소설 속 등장인물이 되었다. 어렸을 때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어 책 속에 등장하는 영웅이 되었던 것과 같은 이치였다. 나의 이러한 감정은 훗날 일어난 여러 가지 사건들 때문에 한층 더 단단히 여물게 되었다.
--- pp. 138~139

 

 


베르뇌유 일가족 살해사건은 2000년 6월 11일 밤에 발생했다. 유로2000 경기에 출전한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첫 번째 경기가 열린 날이기도 했다. 그날 저녁, 알렉상드르 베르뇌유와 그의 부인 소피아는 아들 테오의 열한 번째 생일을 맞아 저녁식사를 겸한 가족파티를 열었다. 치과의사인 소피아는 로셰 가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파리에서 단골환자가 가장 많기로 유명한 병원이었다. 베르뇌유 가족은 파리 16구의 보세주르 대로에 면한 아파트 건물 3층에 살았다. 1930년대에 지은 아파트로 집에서 밖을 내다보면 에펠탑과 라늘라그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나는 인터넷에 올라있는 테오의 사진들을 보면서 마음이 몹시 심란해졌다. 장난기 그득한 얼굴, 틈새가 눈에 띄게 벌어진 앞니, 마구 헝클어진 금발에 동그란 형태의 원색안경을 쓰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자니 그 나이 때 내가 떠올랐다.
사건이 벌어진 지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누가 무슨 이유로 그토록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날 밤 12시 15분에 옆 건물에 사는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강력범죄 퇴치반(BAC 75N) 소속 형사들이 베르뇌유의 집에 도착했을 당시 출입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알렉상드르 베르뇌유는 근접거리에서 쏜 총에 맞아 두개골이 파열된 상태로 현관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소피아는 주방 문턱에 쓰러져 있었는데 살인자가 쏜 총알이 가슴 한가운데를 관통해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범인이 등 뒤에서 쏜 총을 맞은 테오는 보기에도 끔찍할 만큼 참혹한 모습으로 복도에 쓰러져 있었다. --- pp. 19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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